입사한지 엊그제 같았는데, 돌아오빈 어느새 6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처음 두달동안은...

코드 리팩토링, 테스트 케이스 작성, 각종 프레임 워크들, 잘 알지 못했던 DB쿼리들 그리고 php를 접했다. 
이것들은 마치 퍼즐 조각들처럼 나뉘어서 내 머리속에서 굴러다녔다. 
이 조각들을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참 궁금했다.
사실, 이 퍼즐 조각들을 내가 쓸 일이 있을까도 의심이 갔었다.


6월쯤 나에게 개발 및 운영 업무가 하나 떨어졌다.
오픈소스로 나와있는 툴을 커스터마이징 하는것이었다.
최근에 배우기 시작한 php를 사용해야 한다는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무작정 덤벼봤다.
파일이 너무 많아서 처음엔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감도 안왔다. 
그때 내 느낌을 표현하자면, Jackson Pollock의 그림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 Convergence, 1952, Jackson Pollock >

아직도 소스 파일들을 보면 울렁거리긴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필요한 기능들에 대해 커스터마이징을 끝냈다. 
일단 사용자들이 사내 개발자들이라서 크게 부담은 없었다. 그리고, 신기했다. 내손이 닿은 툴을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니... 뿌듯했다.

7월쯤에는 운영업무를 할당받고, 초반에 경험했던 새로운 지식퍼즐들을 붙여나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새로운 일에 조금씩 적응해 나아가면서 운영을 시작하였다.
사수님께서 적당한 레벨의 비슷한 업무들을 알기쉽게 설명해 주셔서, 슬슬 자신감도 붙고, 일하는것도 어렵지 않았다.


운영업무는 사람들과 대화도 많이 해야하고, 원하는것을 전달해줘야하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내가 잘 모르는 문제로 찾아오면 부담이 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선배님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으며 어리버리하게 업무를 해나아가는동안 시간은 점점 지나갔다.

점점 운영업무가 늘어나고, 요구사항들이 늘어가면서, 슬슬 실수를 하기 시작하였다.
자잘자잘한 실수가 점점 내 스스로를 옥죄었다. 그날그날 털어버렸어야할 실수가 더해져서 결국엔 나 스스로를 냉철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엔 사고를 치고 말았다. 설정파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올려서 20~30분간 서비스가 안되는 사고였다. 머리가 하얘지고 멘붕을 겪는 와중에 사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이런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주변상황에 휩쓸리지말고 문제점을 찾아서 침착히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하셨다. 정말 그랬다. 사고를 친 사람이 나인데, 이 상황을 정리할 사람도 나였던 것이다. 사수님의 도움을 받아서 서비스는 곧 정상으로 돌아갔고, 나는 그 후 모니터에 "침착해!"라는 쪽지를 붙여놓았다. 이후에 사고가 나더라도 이 쪽지를 보고 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또 주변에서 업무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한번씩 읽어줄때마다 나 스스로 침착하고 대범하게 일 처리 할 수 있도록 단련시켜나갔다. (하지만, 그 후에도 사고는 많이 쳤다 ㅜㅜ)

누구나 실수는 다 하기 마련이다. 물론 실수를 줄이기 위하여 꼼꼼하게 일처리 하는것이 best지만, 같은 실수는 하지 않기 위하여 노력하는 자세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좀더 성장하기 위한 코스를 밟고 있다는 느낌과, 6개월동안 일하며 경험한 실수(라고 쓰고 사고라고 읽는다) 를 바탕으로 좀더 진화해나가는 나를 만나고 싶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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